3편에서 적었듯이, 나는 결국 4주의 병가를 받게 되었다.
하지만 병가 중에도 상황은 멈추지 않았다.
결국 도착한 해고 통지서
어느 날 집으로 우편 한 통이 도착했다.
회사에서 보낸 해고 통지서(Kündigung)였다.
몇 달 동안 퇴사합의서 서명을 거부했던 나에게 결국 해고 통지서가 도착한 것이다.
솔직히 놀랍지는 않았다.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던 일이기도 했다. 다만 한 가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바로 시기였다.

영주권은 어떻게 되는 걸까
당시 나는 이미 영주권 신청을 마친 상태였다.
영주권 신청 조건은 약 3개월 전에 이미 충족했지만 외국인청의 대기 시간은 예상보다 훨씬 길었다.
외국인청에 문의하는 과정에서 최근 담당 공무원(Bearbeiter) 두 명이 퇴사해 대기 기간이 길어졌다는 설명을 들었다. 첫 Termin까지는 약 5~6개월이 걸린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해고 가능성을 설명하며 여러 차례 문의했고, 그 결과 약 3개월 뒤 첫 Termin을 받을 수 있었다.
문제는 그 첫 Termin이 불과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해고 통지서를 받았다는 점이었다.
당시에는 해고 통지가 영주권 심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명확한 정보를 찾기 어려웠다.
노티스 기간(Kündigungsfrist) 동안은 여전히 회사 소속으로 근무하고 있었지만 동시에 이미 해고 통지를 받은 상태이기도 했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도 영주권이 승인될 수 있는 것인지, 심사가 중단되는 것인지, 아니면 거절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나는 하루에도 수십 번 관련 정보를 찾아보았고 ChatGPT와도 수없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담당 공무원(Bearbeiter)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들도 많았다.
결국 나는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회사에서 보이기 시작한 변화
병가가 끝난 뒤 나는 다시 회사에 복귀했다.
그리고 복귀 후 몇 가지 이상한 점들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직원들의 작별 인사 메일(Farewell Email)이었다.
같은 달에만 4명의 직원이 작별 인사 메일을 보낸 것을 확인했다.
그중 일부는 회사와 합의 후 회사를 떠나게 되었다는 내용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비슷한 일들이 계속 보이기 시작했다.
어떤 직원들은 갑자기 부서 미팅에 참석하지 않기 시작했다.
몇 달 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그들 역시 퇴사합의서를 받았다고 했다.
물론 나는 개별적인 사정을 모두 알 수는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회사를 떠나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해 보였다.
우리 회사는 약 30명 정도 규모의 작은 회사였다.
내가 알고 있는 범위 안에서도 퇴사합의서를 받거나 회사를 떠난 직원들이 적지 않았다.
회사 규모를 생각하면 꽤 눈에 띄는 변화였다.
이해되지 않았던 회사의 모습
회사에 복귀한 뒤 진행되었던 타운홀 자료에서는 회사 상황에 대한 설명도 수 있었다.
당시 회사는 경영 상황이 좋지 않으며 조직 변화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설명을 했다.
동시에 새로운 프로젝트가 곧 시작될 예정이며 앞으로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회사는 여러 포지션에 대한 채용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 부분은 나에게 혼란스러웠다.
새로운 인력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동시에 사람들이 회사를 떠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 경영 상황이 어떠했는지는 나는 알 수 없다.
다만 당시 직원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나만 겪은 일이 아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도 있었다.
모회사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면서 과거 여러 차례 구조조정이 진행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Kununu 리뷰를 읽으면서 내가 경험했던 것과 비슷한 이야기들이 이미 여러 해 전부터 올라와 있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물론 인터넷 리뷰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읽다 보니 낯설지 않은 내용들이 많았다.
구조조정에 대한 이야기. 반복되는 인력 감축에 대한 불만. 고용 안정성에 대한 우려. 그리고 직장 문화에 대한 비판들.
특히 일부 리뷰에 적혀 있던 내용들은 내가 지난 몇 달 동안 겪었던 일들을 떠올리게 했다.
반복되는 압박. 계속되는 성과 문제 제기. 퇴사합의서. 그리고 해고.
그 순간 한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어쩌면 내가 겪은 일은 특별한 일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내 권리를 지켜야 했다
그리고 그 순간 깨달았다.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은 이유를 추측하는 것이 아니라 내 권리를 지키는 것이라는 사실을.
해고 통지서를 받은 뒤 나는 곧바로 노동법 전문 변호사에게 연락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이어서 적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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